2009년 04월 30일
(32) 샤넬 - 코코 마드므와젤 Coco Mademoiselle by Chanel

대단한 샤넬 팬은 아니라도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샤넬의 파세티드 바틀(No.5 등의 보석처럼 커팅한 향수병)은 하나쯤 갖고 싶지요. 병자체가 예쁘기도 하지만 뭔가 고전 작품을 소장한 듯한 기분이 들어서 뿌듯합니다. 앤디 워홀 때문인가...

워홀이 작업한 아름다운 샤넬 No.5 광고. 워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사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쓰였다고 합니다.

이 바틀로 나온 향수들을 죽 늘어놓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요즘 샤넬의 가격은 정말...-.-;; 제가 가진 유일한 파세티드 바틀의 샤넬은 뚜껑이 젖빛 유리로 된 코코 마드므와젤입니다. 2001년에 나온 코코 마드므와젤은 2002년에 나온 샹스와 함께 샤넬의 '젊은' 향수들 중 가장 큰 히트를 친 향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지요. 코코 마드므와젤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탑노트 : 오렌지, 베르가못, 만다린, 포도
미들노트 : 라이치, 장미, 이탈리안 자스민, 일랑일랑, 미모사
베이스노트 : 인도네시안 패출리, 아이티 베티버, 부르봉 바닐라, 화이트 머스크, 오포포낙스, 통카빈

아주 가볍고 새콤달콤한 칵테일 후루츠 같은 향수입니다. 강한 향이지만 가벼워요. 포도, 오렌지와 함께 복숭아 향도 좀 느껴지네요. 트레일은 길지만 고전 샤넬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은 거의 없지요.
저는 구찌 러쉬와 코코 마드므와젤, 시세이도 젠 같은 뿌옇고 락토닉한, 불량식품 같은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인공적이고 화장품 같은 향이라 취향을 꽤 탈 듯한 향수지만 저라면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뿌릴 수 있을 것 같군요. 한여름에 뿌리기엔 너무 파우더리한가요?

코코 마드므와젤의 상업적인 성공은 뜻밖의 일이라 샤넬사에서도 당황했다고 합니다. 80년대에 나온 고전향수 코코의 플랭커로 기존 향수들의 포뮬라를 적절히 섞어서 안일하게 만든 향수인데 예상치 못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해서 루카 투린은 코코 마드므와젤이야말로 '샹스'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향수가 아니냐는 말을 하더군요. 그리고 당연하지만(?) 오리지널 코코와 비슷한 점은 거의 없습니다. 제 취향에는 묵직한 코코가 더 좋습니다만.

젊고 가볍고 여성스러운 향수지만 세월이 지나면 확실히 시대가 느껴질 법한 향수입니다. 2000년대를 주름잡은 프루티 플로랄 향수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p.s. 이 향수에 대한 인상적이었던 코멘트 : The saner sister of the schizophrenic Angel.

p.p.s. 조 라이트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작년에 코코 마드므와젤 광고를 찍었습니다. 여성스럽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같기도 한 모습이 잘 어울리네요.


by 조나단 | 2009/04/30 09:44 | 향수 | 트랙백(1) | 핑백(2)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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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글루스 블로거들의 샤.. at 2009/05/13 20:40

제목 : (32) 샤넬 - 코코 마드므와젤 Coco Made..
샤넬은 그 향 자체보다도 상징하는 의미가 더 큰 향수가 아닐까 합니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모습은 머릿속 샤넬향수의 이미지와 약간 어긋나는 면이 있지만 그런 의외성 덕분에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지도. 어쨌든 잘 뿌리고 다니진 않더라도 갖고싶은 향수인 것만은 확실해요.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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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싶은 향은 아닙니다. 오피움, 코코, 유쓰 듀... 이런 향은 남이 뿌린 걸 지나가다가 맡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코코에게는 발랑 까진 핑크색 여동생 코코 마드므와젤이 있는데 언니랑은 별로 닮지 않았죠. 그런데 말이죠, 이상한 말이지만 비나횽이 준 오래 된 코코 오 드 파르팡은 제가 시향해 본 어떤 코코보다 더 좋 ... more

Commented by 여래 at 2009/04/30 17:47
오오, 나이틀리의 저 광고. 나이틀리의 시원하게 웃는 모습에 반했었어요. 광고에 깔린 bgm도 참 좋은 것 같고.
샤넬하면 넘버 파이브나 넘버 나인이 먼저 떠올라서, 마드므와젤을 처음 맡아봤을때는 젊은 아가씨 향이네..하고 생각 했었답니다. 새콤한 느낌이 나는 향수는 역시 좋아요! 맡기만 해도 발랄해 지는 느낌이라서.
Commented by 조나단 at 2009/05/01 00:21
샤넬의 요즘 광고들이 참 영화 같고 멋있지요. 바즈 러만의 넘버파이브는 보고 좀 웃었는데... =ㅂ=;;
마드므와젤하고 샹스는 저도 참 젊은 아가씨 향수구나 생각했는데 정작 젊은 아가씨들은 무겁다느니 나이들어보인다느니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향수란 역시 미묘한 물건이라능...
Commented by 모르는고양이 at 2009/04/30 18:11
안녕하세요 - 오랜만이지요'ㅁ' 갑툭튀한 주제에 딴소리하기 좀 그렇지만;; 조나단님, 혹시 동네에 괜찮은 만두집 아시는 곳 없습니까.... 저번의 명인만두는 두어 번 더 먹었더니 너무 달아서 못 먹겠더라구요-_- 완벽한 만두란 없는 거신가... 예전에 함박웃음표 고추잡채군만두 맛있었는데 그건 단종되어버린 것 같고-_- 혈당만두치가 낮아지고 있어요!!
Commented by 조나단 at 2009/05/01 00:22
답장 드렸습니다 ㅋㅋ
Commented by 다시날자 at 2009/04/30 19:20
아훅, 정말 이쁘네요_ 심플하고 뭔가 고급스러워보이는 병이_ 갖고싶게 만드는군요^^
Commented by 조나단 at 2009/05/01 00:22
향수라는 게 참 향기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죠. 이름도 예쁘고 병도 예뻐야^^
Commented by adamas at 2009/05/03 16:24
저도 키이라나이틀리에 반해서 시향했다가 그날 오후내내 메슥거렸던 기억이.. 제가 뿌리기엔 샤넬은 좀 너무 무거운 향수들 이더라구요..
Commented by 조나단 at 2009/05/07 23:07
마드므와젤은 그래도 비교적 가벼운 향수라고 생각했는데 메슥거리셨나요. 뭐 샤넬이 가벼워봤자인가요 -ㅂ-;
Commented by 최영미 at 2009/05/07 11:22
비싸지 않낭? ㅋㅋ 모델 예쁘시당~~
Commented by 조나단 at 2009/05/07 23:07
의외로 샤넬에 잘 어울리지요. 샤넬이라도 다른 향수였으면 안 어울렸으려나.
Commented at 2009/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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