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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월 22일
사우스파크의 최근 에피소드인 12시즌 14화 '외출금지시킬 수 없는 자 The Ungroundable'입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 사우스파크에 핫토픽(팝음악과 관련된 옷들을 파는 체인이라는 것 같습니다)이 생기고 영화 트와일라잇이 개봉하면서 사우스파크 초등학교에서는 뱀파이어가 대유행합니다. 며칠 전까지 바나나 리퍼블릭이나 입고 다니던 애들이 검은 옷에 고쓰 메이크업을 하고 다니자 원래부터 그 패션을 고수해오던 오리지날 고쓰족 애들은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버터스는 걔네들이 진짜로 뱀파이어인 줄 알고 걸핏하면 되도 않는 이유로 외출금지시키는 부모에게 반항하기 위해 자기도 뱀파이어로 만들어달라고 하며 클래마토를 받아먹고 플라스틱 송곳니를 붙입니다. "어떻게 저를 외출금지 시키겠다는 거죠? 저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언그라운더블입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고쓰족이나 뱀파이어 키즈나 똑같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열받은 고쓰족들은 헤드 뱀파이어-,-;를 린치하고, 핫토픽을 불태우고, 강당에서 전교생을 상대로 감동적인 연설을 합니다. "너희가 인생이 싫고, 햇빛이 싫고, 줄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신다면 너는 고쓰다. 하지만 니가 재미로 까만 옷이나 입고, 얼굴에 빤짝이나 붙이고, 건강에 나쁜 짓은 하지 않으면서 오컬트나 파고 있으면 너는 또라이 뱀파이어 워너비다." 다른 뱀파이어 키즈들과 함께 인간으로 돌아온 버터스는 집에 오자마자 외출금지 당합니다. 걷잡을 수 없이 스케일이 커져만 가는 사우스파크에서 요즘 상당히 드물어진 소박한 스케일의 진상 에피소드입니다. 뱀파이어 영화라기 보다는 메타 뱀파이어 플릭이라고 할 만한 얘기인데 최근 캐서린 스푸너의 컨템포러리 고딕을 읽고 났더니 각별하군요ㅋㅋㅋ 고쓰 키즈는 테드 폴헤머스식으로 말하자면 '패션 트라이브'의 일종인데 아마 한국에는 없는 종족(...)인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고쓰적인 패션이 일부에서 잠깐잠깐 유행한 적이 있고 일본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애들이 고딕 로리타나 고딕 펑크풍의 의상을 사 입기도 하지만 미국의 고쓰족들처럼 매일매일 언제나 저런 차림으로 다니는 애들의 그룹은 없겠죠. 뭐 당연한 거죠. 아무리 교칙이 자유로운 학교라도 고쓰 메이크업을 하고 피어싱을 한 채로 등교해도 되는 학교가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고쓰족들에게는 이런 게 라이프스타일이니 만큼 걔들의 표현에 의하면 '어제까지만 해도 브리트니, 저스틴 워너비였던 체제순응자 모범생'들이 갑자기 자기들하고 비슷한 짓을 하고 다니면 빈정이 상하기야 하겠지만 역시나 남들 눈에는 그놈이나 그놈이나로 보입니다. 그 부분이 이 에피소드의 주요 코메디 소재구요. 비슷한 얘기는 CSI의 sucker 에피소드에도 있었죠. 여기서 피 빨아먹는 뱀파이어 키즈가 피 안 빨아먹는 애들을 일컫는 말은 '패션 뱀파이어'. 사팍에서 고쓰족 애들이 후자를 일컫는 말은 '체제순응자 해피고럭키 뱀파이어 워너비', 전자를 일컫는 말은 '저능아' ㅋㅋㅋ 저 고쓰족 애들은 등장한 지 꽤 오래 되었고 가끔 나와서 웃겨 주는데, 이를 테면 시커먼 방에 틀어박혀서 칙칙한 노래를 들으며 염세염세 하고 있는 고쓰족 애한테 엄마가 방문을 열고 치어풀한 목소리로 "얘야~ 밥먹으러 내려와야지~~ 아빠가 너 주려고 선물 사왔다~~~"하고 가자 "체제순응자같은 년"하고 말하면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기지 않고 꼭 몇 초를 더 찍으면서 사우스파크식의 미칠 듯한 소격효과를 주는 겁니다. (이 수법은 오피스에서 더 사람 잡는 방식으로 발전합니다) 버터스가 또 주인공을 맡았는데 이 캐릭터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은 변함이 없군요. 가장 어리숙하고 순종적인 버터스가 뱀파이어가 되면서 돌변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 전에 트루 블러드에 나왔던 제시카라는 캐릭터가 떠오르네요. 흡혈귀가 되어 무시무시한 힘을 얻고, 인간의 도덕률을 따를 필요가 없게 되지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고작 '부모님이 날 외출금지시키지 못하겠구나'인 겁니다. '크래프트'라는 10대 마녀 영화에도 강력한 흑마술을 손에 넣은 여고생들이 하는 짓이 딱 그 스케일이죠ㅋㅋㅋ 버터스의 부모들은 사우스파크의 온갖 개막장 캐릭터들보다도 제일 정신적인 문제가 심각한 캐릭터들입니다. 이번 화의 외출금지는 버터스를 살해하고 그 죄를 푸에르토리칸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했던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최근 삐가 '예전에는 사우스파크가 정말 막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슨이나 패밀리 가이 따위를 보다보니 사우스파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나이브한지 알게 되었다'고 하던데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적어도 사우스파크의 '스크루 유 올' 정신에는 일관성이 있으니까요. 거기에 비하면 심슨은 뭐... -.- p.s. 뱀파이어 애들이 즐겨마시는 클래마토란 시판품 음료로 클램 + 토마토, 즉 조개수프랑 토마토 쥬스를 섞은 거라고 합니다. 세상에 그런 무서운 물건이 있다니... 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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