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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4일
이런 글은 졸린 상태에서 쓰면 안 될 것 같지만(외박하고 방금 들어왔음-.-;) 그냥 생각난 김에.
테네브레 전원이 압구정 모 레스토랑의 마카롱에 열광하고 있는 요즘인데 며칠 전 격자의 이삿짐을 나르는 데에 삐횽과 내가 마카롱 두 상자에 고용되었다. 나는 우유마카롱(왕소금이 우둑우둑 씹히는), 삐횽은 장미마카롱(안나수이맛) 각 한 상자씩이었는데 인력의 수준이며 (대략 몬티 번즈씨가 두 명이라고 보면 된다) 짐의 양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고임금이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어쨌거나 그 마카롱은 전화로 문의하니 여섯 가지 맛이 고루 들어있는 기본세트가 아니면 이틀 전에 주문해야 하는 까다로운 물건이라고 한다. 그날은 짐 나르기로 한 전날이었으므로 어떻게 내일까지 안 되겠냐고 했더니 직원이 윗사람에게 물어보더니 "네, 내일까지 될 것 같으세요."라고 대답했다. 판매직 및 안내직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이런 껄쩍지근한 문법의, 얼핏 듣기에 일단 존댓말이기는 하나 미묘하게 무례하거나, 정황상 의미는 파악이 되지만 혼란스러운 말을 우리는 '현대상업표준어'라고 한다. (카피롸이트, 삐횽) 현대상업표준어의 가장 대중적인 예는 이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엉뚱한 것을 높이기'다. 이때에 가장 중요한 점은 정작 높여야 할 대상(즉 상대방인 손님)은 절대 높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테이스티 불러바드(아차!) 직원의 말도 높이는 대상이 자신인지 마카롱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결코 나는 아니었다. 이런 오류는 주로 백화점이나 식당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데 특히 생소한 메뉴가 있어서 설명을 요구했을 때 '~~를 넣으셨고요, 누구나 좋아하는 무난한 맛이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송구스러워서 울어버릴 것만 같다. 이런 괴문법은 대략 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를 시점으로 창궐한 것 같은데 아마도 종업원을 교육할 때에 '높임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으면 그냥 무조건 다 높여라'는 다소 폭력적인 방침이 적용된 결과 생겨난 오류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역시 최근 몇 년 안에 생겨난 수상한 말로 "음료 리필 도와드리겠습니다."를 빼놓을 수 없다. 자매품으로는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가 있다. 이 경우에는 까다롭지 않은 사람이라면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돕다'라는 말을 사용하려면 리필을 하거나 계산을 하는 주체가 나이고 종업원이 보조적인 역할을 할 때여야 하지 않는가.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내 테이블에 있는 컵을 가져가면서 리필을 도와드리겠다고 하면 벌떡 일어나서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계산의 경우는 내가 돈을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받으니까 나도 참여는 하는 셈이지만 결국 계산기를 두드리는 쪽은 직원이지 않나. 그 말이 아주 틀린 말이 아니라고는 해도 왜 '리필 해드리겠습니다',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같은 명료한 표현을 놔두고 저렇게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표현을 써야 하는가 하는 것이 내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이건 얼마나 널리 퍼진 건지 모르겠지만 매우 최근 듣기 시작한 말인데 "카드하셨습니다."와 "현금하셨습니다."의 세트.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부연하고 싶지도 않다. (졸려서 그런 건 아니다) 기불이님 말마따나 고교교육정상화가 시급하다. p.s. 현대상업표준어 제보 및 트랙백 환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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